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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같은 세월
에구에구
2010. 10. 31. 08:19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를 시작한지도 벌써 보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내 나이가 앞날을 기약하는 세월보다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기가
더 긴 세월이 된 것 같습니다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편이 아련한 아픔들로 채워지는 지난 시간들
어쩌면 후회스런 시간들이 차마 후회조차 할 여유 없이 숨가쁘게 흘러 오늘
여기에 있습니다
서 대전 삼거리 우리다방 밑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구두를 닦아대던 소년
저녁이 되면 바로 옆 우주살롱 마포 질로 시작되던 살롱웨이터 생활
손님들이 남기고 간 후까시맥주로 추위를 잊고 맥주냄새 싸구려 양주냄새
아가씨들의 야릇한 화장품 냄새가 지하실의 퀴퀴한 습기를 흡수해 몽롱한
안정감을 주던 시절
앰프를 틀면 나직이 들려오던 도나썸머의 흐느적거리는 목소리
내 곁을 스치던 어른들이 던지는 고생한다는 말이 무슨 의미 인조차
모르던 시절 들이 오늘 내가 회상하는 추억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언제 가부터 이런 추억들은 소중한 자산이 되어 삶의 무의미를 희석시켜주고
있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온 추억을 되새기며 그 아픔의 쾌감을 탐닉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요즘 들어 느끼는 이 불안감들은 세월이 조금 흐른뒤 오늘처럼 꺼내볼
추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