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탕 체험기
때는 바야흐로 내 나이 방년 17세 젊음이 한참 피어 오를 때 얘기야
오로지 삶을 인덕 하나로 버티고 사는 건 그때나 이때나 맨 한가지여서
내가 남들 보기에 제법 험한 세상을 살아 온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
천성적인 아부근성과 빈대의 기질을 타고난 내가 어찌 고생을 할 수 있겠어
믿어줄지 모르지만 다리 밑에서 종이 주을때 별명이 스마일 이야
그냥 세상이 환하고 모든 게 즐거웠던 시절이었지
아무튼 난 사회적으로도 승승 장구를 거듭한 끝에 재건대를 거처 구두닦이
찍새를 넘어서고 드디어 딱새의 반열에 올라선 시절 이었어
난 그런 사회적인 위상과 체면에 걸맞은 생활을 위해 좀더 품위 있는 잠자리를
구하던 중 그 지역 최고 유지인 삼거리 목욕탕 집 아주머니를 포섭했지
목욕탕을 맘대로 드나들게 된 것은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아무튼 엄청난 혜택이었지
손님들 구두 닦아 돈 벌고 꾀 죄죄 했던 몰골이 반짝반짝 빛나게 되고
게다가 안락하고 푸근한 잠자리까지
그리고 그 집엔 유난히 여자들이 많은데 다 한결같이 엄청난
미모들을 자랑했지
단 한가지 괴로운 것은 주인아줌마의 어머니 대빵 할머니의 존재였어
이몸이 흡족한 하루를 보내고 느긋하게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어김없이 군대담요
하나 옆에 끼고 나타나셔 가지곤 @군~고스톱치자 하시는 거야
나 오늘은 피곤해서 못해요 하는 날은 어김없이 할머니의 심통이 시작됐어
새벽 두 시에 카운터 불 켜고 영업해야 한다고 하지를 않나 괜히 여탕에
아무 이상 없는 옷장을 고치라고 하질 않나 어~후 그 노무 심통
그날도 난 진짜로 몸이 아파서 (감기몸살) 할머니의 간곡한 청을 거절한 체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든 곳이 바로 여탕 안에 있는 쑥탕이었지
낮에 뜨겁게 달궈진 쑥탕은 밤에도 그 열기가 식지않아 땀을 빼며 자기에
안성맞춤 이거든 남탕쪽에도 쑥탕은 있었지만 여탕만큼 뜨겁지가 않았지
그렇게 비몽사몽간에 할머니의 청을 거절하고 잠이 들었는데 한참 후에
물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리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난 밖을 내다보고 기절할 뻔 했어
할머니가 새벽교대 끝나고 들르는 방직공장 아가씨들을 단체로 받아 벌인 거야
내가 그 안에서 자고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니덜 알쥐 쑥탕이 목용탕 맨끝에 위치한거
난 쑥탕 문고리를 부여 잡고 들어 오려는 여자들을 막으면서 막 때기 시작한
불기운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어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거 아니겠어
결국 바닥에 깔린 모포를 뒤집어 쓰고 탈출을 시도 했는데 모포를
뒤집어 썻으니 앞이 보이질 안찮아
탕안은 여자들로 꽉차있고 한발자국 걷다가 걸려 넘어지면 끼약~또 넘어지면 끼~야~약
사방에서 물바가지 날라오고 비누 날라오고 탈출에 성공 한것이
한참 작업? 중인 여탕 탈의실이야
거기서 또 한번 모진 수난을 당하고 그렇게 이몸은 남자들이 꿈에도 그린다는
여탕을 적나라하게 체험했던 것이야
진짜 아주 진짜 말하는데 상황이 그러니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
여탕에 그리 오래 갇혀 있었어도 아무것도 보지도 못하고 ~휴~진짜 억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