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난 철길을 참 많이도 걸었었지 배가 고플 때도 철길을 걸었고 마음이 슬플 때도 철길을 걸었어
좁은 선로 위를 걸으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 왜 나는 배가 고파야 할까 내가 느끼는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처음에 몇 발자국 걸으면 떨어지던 발길이 차츰 숙련되면서 나중엔 아주 먼 길을 가게 되었고 그 길어진 발걸음만큼 생각도 길게 이어졌었지 하지만 언젠가는 철길에서 떨어졌고 나의 생각도 멈추어 졌지 그때에 나름대로 정리된 내 삶의 철학은 쉰을 넘긴 지금도 유효하고 그때 풀지 못한 의문들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숙제로 남아있어
세월이 조금 흐른 뒤 내가 그 철길을 다시 찾은 건 너도 나도 찾아가는 귀향 행렬에 떠밀려 같이 있던 동료들에게 나도 고향에 간다며 정처 없는 발길로 나도 모르게 찾아간 곳이 바로 그 철길이었어 철길은 남아있었지만 철길로 이어지는 산 언덕에는 유원지가 조성 되었더군 아! 지금도 난 잊지 못해 사랑하는 가족과 손에 손을 잡고 오가던 그 밝게 빛나던 해맑은 웃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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