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편과 2편에서 정석의 개요를 설명 드렸지요?
일 테면 바둑에서 정석이란 시험 문재 정답모음 과 같은 역할로 초보자들도
쉽게 고수들의 각고의 노력의 결실을 내 것으로 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왕왕 정석을 달달 외우는 정통 파들이 정석을 모르는 또는
무시하는 상대에게 패패의 쓴맛을 보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왜 정답을 아는 쪽이 정답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상대에게 패하게
될까요?
흔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병들에게 자주 쓰여지는 이론과 실체는
다르다 라는 말이 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말을 강하게 부정합니다
왜냐하면 실체와 다른 이론은 이미 이론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보기 때문
입니다
정답을 아는 쪽이 정답을 모르는 쪽에게 당하는 이유는 정답은 알지만 오답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정답이라는 결과는 습득했지만 그 정답이 성립하기 까지의
실패의 과정을 생략할 수 밖에 없는 데서 기인하는 경험과 지식의 부족이 정석의
실패를 가져온다는 얘기 입니다
정답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해졌던 수많은 오답과의 비교를 생략한 채 정답만을
달달 외울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오답은 때때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석을 배워야 할 이유는 분명 합니다
정답을 이미 습득함으로써 수많은 오답의 오류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한가지 들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한 사람에게 자동차 라는 결과물을 주고 이걸 가지고 이동하라
하면 우선은 자동차 없이 걷거나 뛰는 사람에게 뒤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라는 결과물을 접함으로써 그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며 곧 그 사람은 걷거나 뛰어가는 사람보다 앞설 것 입니다
또한 처음부터 자동차를 만드는 것 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자동차를 공부하는 게
쉬운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자동차가 탄생 하기까지의 실패의 경험을 일일이 하지 않고도 원리를 쉽게 이해하게
되는 것 입니다
오늘날 아인슈타인 보다 자질이 뛰어난 과학자는 없을지 모르지만 아인슈타인 보다
지식이 뛰어난 과학자는 많을 것 입니다
그것은 이미 아인슈타인 이라는 과학자가 남긴 정석을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충족
되었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정석을 알고 그 원리를 온전히 이해하면서도 정석이 아닌 수에 패 하는 수가
있습니다
정석이 아닌 그 수를 정석과 비교하여 도저히 약점을 찾을 수 없을 땐 어찌 합니까?
간단 합니다 바로 그 정석은 폐기되고 약점이 없는 새로운 방법이 정석의 자리를 차지
하게 되는 것 입니다
바둑뿐만 아니라 역사도 과학도 정치도 이와 같이 수많은 정석의 탄생과 소멸로 발전
해왔고 또 발전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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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선 정석의 응용과 수순의 중요성에 대해서 고민 해 보겠습니다
정석 규칙 그리고 법 가슴에 담겨있는 말들이 손끝까지 전달될 수 있기를
기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