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럽다

생각과 마음 행동이 따로 논다

 

자신을 돌아보고 관조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용기가 없기 때문일까

 

돌이켜보면 나 자신을 되돌아볼 중요한 고비마다

한 번도 결론을 내려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타인에게 비질 내 모습을 각색하는 위선과

현실과 이상 사이를 표류하는 감정들이 뒤엉켜

자신을 변명하는 비겁한 타협으로 위안하며

소비한 시간으로 삶을 채우고 있다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미워해야 할 것을 미워하지 못하고

사랑해야 할 것을 사랑하지 못하며 인정해야 할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삶이 시간의 소비 이상의 의미가 없다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Posted by 에구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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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꽉막힌 88 도로 위에서 내 삶의 많은 부분들이 길위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이많은 차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자마다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길위에서 버려지는 시간들이 각자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남들이 다들 바쁜척 하며 살아가니 덩달아 나도 바쁜척 살아가지만 

시간이 그 의미를 찾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소비되고 있는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의미없이 바쁘고 각박한 시간들이 여유와 너그러움을 잊게 합니다

Posted by 에구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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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갱 깽 깽


           이른 아침 유월의 햇빛은 유난히도 빨랐고

           생과 사를 가르는 그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산등성이를 맴돈다


           오다가다 내미는 한 줌 손길에 숨이 막힐 것 같은 반가움을

           자지러지는 몸짓으로 표현하던 강아지들


           나도 몰래 후들거리는 발걸음 차마 떼지 못한 사이로 그들의 비명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엔다


          사람의 손길을 그리도 애타게 그리더니


          미안하다 미안하다


          네가 눈부신 유월의 햇살을 붙잡으며 몸부림칠 때

          너 때문에 고통스러운 마음도 있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니

          유월의 햇살은 이토록 눈부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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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칙칙한 골방에 어울리지 않는 순박하고 해맑은 웃음

       청년으로 부르기에는 그의 모습은 너무 노쇠했으며

       중년이라 하기엔 그의 삶의 이력이 너무 짧다

       서울과 경계를 긋는 외딴곳 나지막한 산등성이

       그가 살아가는 곳

       유난히 이른 유월의 햇빛이 비치던 오늘도 그는 찌그러진 밥그릇을

       채워줄 주인의 눈치를 본다

       오늘 아침도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함께 뒹굴던 동지를 살해하고

       찌그러진 밥그릇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Posted by 에구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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